oh 의식의흐름기법주의 oh

oh 개소리주의 oh



*로우가 코라상을 생각하는 아무 의미없는 듯한 독백

**내가 썼지만 다신 보고싶지않은 느낌(5글5글











비가 오는 날이다.


코라 씨, 당신은 거기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까? 난 이렇게 비 오는 날이면 당신이 생각나. 아니, 굳이 비 오는 날이 아니어도 생각은 나지만. 

비가 오면 당신은 매번 담뱃불을 붙이다 라이터를 다 써버리곤 했지. 그 땐 그게 참 바보같고 어리석어 보였는데 지금은 그것마저 그립다고 하면 믿을까. 


코라 씨, 당신이 있었기에 나는 구원받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또 사실이기도 하지. 그것엔 늘 감사하고 고마워하곤 있어. 내가 지금 이 자리에, 당신의 의지를 잇기 위해 올 수 있는 모든 것의 원점이기도 하고. 

그런데 말이야, 참 우습다? 당신이 나의 뭐라도 된다고 생각한 건진 몰라도, 나한테 그러면 안됐었어. 죽을 각오를 하고 찾아온 내게, 그렇게 대해주면 안됐어. 그렇게 하나부터 아홉까지 어설픈 주제에, 하나만 진지하면. 그러면 안됐었어. 


오늘의 하늘은 말야, 참 어두워. 먹구름이 끼고 침울한 기운이 가득하지. 그런데 그거 알아요? 당신을 떠올리고, 당신과의 즐거운 일 혹은 괴로웠던 일들을 생각하면 할수록 하늘이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어. 언제나처럼의 하늘이었는데, 그게 참 많이 달라보인다고.


당신 말야, 내게 이런 짓을 해놨으면 책임 져야겠다고 생각하지 않나? 보통 일반 상식이지 않냐고? 대책도 없으면서 말만 번드르르한 주제에 내게 이런 말 까지 시키는 건 대체 왜야. 이렇게 말해도 결국 난 당신이 있었기에 구원받았고, 그 위에 새로 자라난 하늘이다. 내 위의 어둠을 없애고, 새로 자라난 하늘이야. 이 하늘은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내 위에서 뿌리내리고 있다. 마치 당신이 내게 그런 것 처럼. 


코라 씨. 그 곳은 안락한가? 당신이 나를 내려다 볼 수 있을만큼, 그런 여유가 있는 곳인가? 비가 내리면 하늘이 울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떨치지 못하지만 그것도 다 코라 씨 당신이라고 생각하면 그다지 나쁘지만도 않은 것 같다. 


코라 씨. 오늘도 이렇게 들을 이 없는 말을 읊조려 보지만 당신에게 전해지리라 믿고 싶다. 아니라고 해도 그렇다고 치자. 


왜냐면,

오늘같이 비 오는 날은,

당신이 너무 만나고 싶어지기 때문에.

그 정도의 여지를 남겨두고 싶기 때문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