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항해사. 지금 항로에서 약간만 북쪽으로 틀지."
"하? 뭐라는 거야. 당신, 뭔갈 알아?"
어슴푸레하게 해가 내려앉은 저녁. 크로커다일이 나미의 옆에서 뻑뻑 시가를 피워대고 있었다. 한 배의 항해사를 맡고있는 나미가 발끈하자 로빈이 후후 웃으며 미간 찌푸린 크로커다일 옆으로 나란히 섰다.
"그의 말은 믿을만해, 나미. 별을 읽을 줄 알거든."
"별을 읽어…?"
"쿠오오오! 크로커다일!!! 뭐하냐!!"
후, 하고 담배연기를 뿜어내는 크로커다일 옆으로 냉장고에서 훔쳤을 게 분명한 고기를 뜯으며 루피가 달려왔다. 그런 루피를 후라이팬을 들고 쫓아온 상디가 밤에도 아름다우시네요~ 라며 두 여자의 사이를 맴돌았다.
"왜 그래, 나미? 문제있어?"
고기를 한입에 다 삼킨 루피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런 루피를 보며 로빈이 구체적인 설명을 해 주었다.
"미스터 제로는 밤하늘을 읽을 줄 알아. 그도 하루이틀 해적 한 게 아니니까 말이야. 다르게 말하면 천문학자, 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
"헤에~ 그랬단 말이야? 그럼 진작 도움 좀 받을걸!"
나미가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물어볼 게 있으니, 시간을 내 달라고 애원하자 귀찮은 듯 담배연기를 내뿜는 크로커다일.
"잠깐 기다려! 나 그렇다면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잠깐 기다려!!"
"로빈쨩~ 이런 밤하늘에 어울릴 저칼로리 디저트가 있는데 드시겠어요?"
"어머, 그럼 감사히 받도록 할까?"
나미가 급하게 해도를 가지러 방으로 달려가고, 로빈이 상디를 따라 식당으로 들어가자 갑판에는 담배를 뻑뻑 피는 크로커다일과 루피만 남아있었다.
"흐음, 너 별 볼 줄 알아?"
"…어느정도는 볼 줄 안다."
"선장들은 그런거도 할 줄 알아야해? 난 그런거 모르는데."
"별로. 내가 볼 줄 아니 상관없지 않나."
후우 하고 내뱉어지는 숨과 함께 하얀 담배연기가 밤하늘로 피어올랐다. 연기를 따라 루피가 고개를 올리자 크로커다일 또한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별이 드문드문 보이는, 그리고 어둑어둑한 구름이 번지는 하늘로 크로커다일의 담배연기가 흩어지고 있었다.
슈우우웅~
하늘을 바라보던 루피가 갑자기 위로 팔을 뻗어 올렸다. 고무 팔이 길게 늘어나 배의 돛대를 휘감았고, 다른 팔이 크로커다일의 몸을 감더니 순식간에 하늘로 날아올랐다.
"이게 무슨… 밀짚모자!"
"히히힛, 여기가 우리 배에서 별에 가장 가깝잖아."
별 보는 거 나도 가르쳐줘. 칭얼대는 루피를 한심하게 쳐다본 크로커다일은 제 담배를 모래화시키곤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돛대라고 해서 별이랑 딱히 가까워 질 리가 없잖아, 멍청아.
"저 앞에 보이는 제일 반짝이는 별 보이나. 저게…."
"푸에취!!"
밤 바다는 서늘했다. 당연 불어오는 바람 또한 차가웠고 민소매에 반바지 차림인 루피에게 추운 건 당연지사.
"멍청하긴. 아까 입고있던 옷은 어쨌나."
"응? 아까 여기 올라오면서 떨어졌나봐."
코를 후비적대며 춥다고 크로커다일의 품으로 기어들어오는 루피를 그는 말리지 않았다. 오히려 루피가 자리를 편하게 잡을 수 있도록 몸을 조금 움직여주었다. 크로커다일의 다리 위에 앉은 루피가 털옷을 감싸며 코를 훌쩍이자 그는 담배가 땡기는 기분이었다.
제 몸에 닿는 루피의 맨살은 평소보다 조금 높은 듯 했다. 몰캉거리는 살이 손에 닿자 크로커다일의 입에 미소가 달렸다.
"정말 별 보는거 배울거냐, 루피."
한결 부드러워진 음성의 크로커다일을 바라보며 시시싯 웃는 루피. 밀짚모자를 벗더니 크로커다일의 품에 폭 안겨들었다. 그의 체향이 확 풍겨 올라왔다. 크로커다일이 그의 정수리에 턱을 얹었다.
"아니? 그냥 이렇게 있는 게 더 좋은걸. 히히히."
"…바보같긴."
더 이상 밤바람이 차지 않았다. 옷 안에서 한 팔로 크로커다일을 휘감은 루피와 그런 루피를 안고 앉은 크로커다일. 두 사람은 밤 늦도록 갑판으로 내려오지 않았다.
다른 애들)
"우솝? 너 왜 내려온거냐?"
조로가 역기를 두 손가락으로 들어올리며 엉금엉금 선실로 들어오는 그를 향해 묻자, 우솝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하하하… 그게, 지금 선실에 들어오지 않으면 죽는 병이……."
"뭐야, 우솝! 너 왜 여기있어?"
책을 가지고 들어오던 쵸파도, 그 뒤를 따라오던 프랑키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니까 지금 감시탑에 가면 하루종일 얼굴에 종기가 나는 지병이 있다고!"
"에에엑!??"
남자 방에서 우솝의 거짓말에 속아넘어간 쵸파와 그걸 속냐며 놀리는 조로와 프랑키. 그리고 그 방 한켠에서 깜빡거리던 눈과 귀가 사라졌다.
"로빈, 무슨 일이야?"
상디와 함께 티 타임을 즐기던 나미가 로빈의 미묘한 웃음을 보며 물었다.
"아아, 선장과 크로커다일이 어디갔는지 알겠어서."
"루피 녀석이야 뭐, 배 어디엔가 있을거고, 크로커다일은 왜?"
상디가 새로운 과자를 내놓으며 로빈을 바라보자 로빈이 후후, 소리를 내며 웃었다.
"우솝이 감시탑에서 내려왔나봐. 지금 감시탑에 가면 죽는 병이라는걸?"
"아……."
"뭐야, 난 또 뭐라고. 그래 둘이 깨 볶으라지."
이제야 알아챘다는 듯한 상디의 감탄사와 어깨를 으쓱하는 나미. 저쪽 방에서도 이제야 눈치챘는지 에엑-! 이라는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어머, 조로네도 알았나 보네. 로빈의 웃음에 마침 티타임을 즐기러 들어오던 브룩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일이죠, 여러분?"
"별로. 재미없는 이야기야."
"그럼 즐겁게 야밤의 나미씨 팬티를 보여주시는 건…?"
"할까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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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다 마무리를 어떻게 지어야할 지 모르겠다. ㅋㅎㅋ
천문학자인 크로커다일이 쓰고싶어서 연성.
그리고 뭣보다 코코네코님의 크로커다일이 넘 이뻐서 연성을 해야했습니다.
네.....
몰라 마무리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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