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운팅 : 서열을 잡기 위해서 같은 성별의 상대를 위에서 내리깔아 범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 것. 목을 물거나 목을 내리누르고 몸 위에 올라타기도 한다.
커플링...없는 게 맞으려나? 아님 있는걸까?
※주의 : 루조로 루산 느낌이 강할수도 있습니다.
"캬악!! 이 바보 마리모가!!!"
주방 쪽에서 신경질적인 상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깜짝 놀라 주방 문을 열어제낀 우솝은 그다지 보고싶진 않은 장면을 강제로 목격하고 말았다. 편한 셔츠를 입고 있는 상디를 벽에 밀어붙인 채 목덜미를 물려고 덤벼드는 조로. 언뜻 잘못 보면 붕가붕가를 하는 듯한 모습에 우솝은 인상을 썼지만 조용히 못 본 척 문을 닫았다. 저번에 한번 말리려고 다가갔다가 제가 깔린 기억이 있었기에. 우솝은 방 문을 닫고 조용히 나오다가 급하게 달려오는 나미를 보고 손을 내저었다.
"무슨 일이야?!"
"아… 그러니까, 그게. 별거 아냐. 안 열어보는 게 좋을 걸?"
"또 이 두 바보가 싸우는 거 아냐?!"
나미는 우솝의 말을 뒤로한 채 문을 벌컥 열어제꼈다. 나미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둘의 모습은 아까 우솝이 열어보았을 때보다 한층 더 에로틱해져 있었다. 나미가 잠시 미동이 없더니 문을 쾅 소리나게 닫았다.
"이… 변태들!!! 어디 할 데가 없다고 해서 동료를…!!"
그러고보니 나미는 이 일을 겪은 적이 없구나. 우솝은 새삼스럽게 깨달은 사실에 나미를 달래며 이것저것 설명해주었다.
"일단 올라가자. 여기 더 있어봐야 별 좋은 꼴은 못 봐."
특히 나는 말이지. 우솝은 말을 삼키곤 나미의 등을 밀어 갑판으로 올려보냈다. 주방 안에서는 여전히 우당탕거리는 소리와 하악거리는 신경질적인 상디의 짜증이 간간히 들려왔다.
*
"그거, 동물들이 흔히 하는 마운팅 아냐?"
"오, 맞아! 그러고보니 그렇네! 마운팅이네!"
"무슨 얘길 하는거야?"
로빈과 나미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로빈과 고개를 갸웃 하며 되물어왔다. 마땅한 단어가 생각이 안 나던 우솝은 그거라며 방방 날뛰었고 그 소란이 방에 들렸는지 쵸파가 제 방에서 나오면서 그들에게 합류했다.
"아아, 쵸파는 더 잘 알겠는걸? 마운팅 말이야."
"마운팅…? 알긴 하는데 갑자기 왠 마운팅 이야기야?"
쵸파가 가까이 다가오자 나미가 쵸파를 안아올려 저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로빈이 빙긋 웃으며, 조로랑 상디, 지금 마운팅 중이래- 라고 말하자 테이블에서 자리를 잡던 쵸파가 그대로 뒤로 넘어져버렸다.
"쵸파!! 괜찮아?!"
"아… 응. 괘, 괜찮아."
사실상 조로와 상디가 밀짚모자해적단을 만든 기초이기 때문에 두 명의 동물적인 서열이 높은 건 당연했지만, 굳이 이때까지 신경쓰지 않고 있던게 왜 갑자기 불거졌냐는 이야기가 나왔고 로빈과 나미, 우솝, 쵸파는 선내에서도 학식이 있는 편이었기에 자기 의견을 내며 토론하던 중 주방으로 향하는 문이 벌컥 열리며 상쾌한 표정의 조로가 갑판으로 나왔다.
"어, 조로…!"
"아? 왜."
"어… 그러니까……."
마운팅 끝났어? 라곤 못 물어보잖아! 나미는 속으로 소리치며 아냐, 아무것도. 라며 어색하게 웃었다. 꽤나 바닥에서 뒹굴었는지 발에 걷어채였는지 조로의 옷엔 검댕이 여기저기 묻어있었지만 조로는 이상한 녀석들이라며 손에 쥔 술병을 들곤 이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이겼나…?"
"이겼겠지?"
"그러니까 나온 게 아닐까?"
"졌다기엔 너무 상쾌한 표정을 하고 있지 않아? 조로."
일명 삼 괴물이라고 불리는 전투력 세 명 중 두 명의 마운팅 이야기는 꽤나 궁금했다. 아마 좀 이따 상디가 오후간식을 들고 올라올테니, 그때 관찰하자며 네 명은 의기투합했다.
아니나다를까, 레이디들의 티타임이라며 찻잔과 케이크를 들고 발레하듯 올라오는 상디가 보였고 타이밍 좋게 브룩또한 갑판 위로 나왔다. 네 명은 눈을 반짝이며 상디를 여기저기 관찰했고, 평소랑 다른 눈빛에 약간 움찔하긴 했지만 상디는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나미와 로빈에게 차를 건넸다.
"아, 오늘은 밀크를 좀 타고 싶은데. 가능할까?"
"물론이죠~ 로빈쨩~ 지금 당장 대령하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상디가 다시 부엌으로 향하자마자 오가는 수군거림. 목에 상처 봄? 옷 튿겼던데. 손도 빨갰어! 저런- 당했구나-. 브룩은 홍차를 받아들곤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해 쵸파에게 설명을 부탁했고, 쵸파가 그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는 동안 상디가 곧 올라왔다.
"로빈쨩~ 여기 밀크 대령이요~"
"저, 상디 씨. 방금 전에 조로 씨에게 마운팅을 당했습니까? 요호호홋!"
정적.
그 아무도 감히 묻지 못한 이야기를 브룩이 물어버렸다!! 네 명 모두 동공을 흔들며 브룩과 상디를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아, 이거 물으면 안되는 얘기였나요? 요호호호… 이거 실례!"
"……아. 로빈쨩 여기 밀크."
"…어머, 고마워."
또다시 찾아온 정적. 상디는 머리를 긁적이며 난감한 듯 웃었다. 아무리 돌려말하려고 해도 제가 아래에 깔렸다는 사실을 더 이상 좋게 말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기에. 하하 웃으며 멀어져가는 상디를 그 누구도 붙들지 않았다.
"그랬구나… 상디 깔렸었구나…."
"그럼 조로가 서열을 잡은거네? 루피는?"
"루피는 선장이니까 서열적으로 1등이지 않을까? 랄까, 얼마나 동물적인 놈들인거야 우리 배 초기 멤버는!!"
"어… 음, 나미. 그래도 남자들끼린 당연한 편이야……."
내가 이런 동물적인 녀석들이랑 동료를 하고 있다니… 나미가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쵸파가 등을 토닥여주었지만 정말 동물인 쵸파의 위로는 위로스럽지 않았다. 나미 씨의 기분을 풀기 위해 제가 한 곡 연주하죠! 브룩의 바이올린이 나서면서 다시 갑판의 분위기는 소란스러워졌다.
*
"야, 루피."
"오! 상디! 왜?"
상디는 제 없는 틈을 타 부엌을 습격한 루피를 발견하곤 그 옆에 주저앉았다. 루피는 제가 먹는 걸 제지하지 않자 이상하다고 느껴 상디를 쳐다보았지만 손은 끊임없이 먹을 걸 향하고 있었다. 마운팅. 상디 또한 알고 있었다. 루피가 서열정리를 한답시고 마운팅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을.
"루피 넌 왜 마운팅 안하냐? 나나 마리모 녀석한테."
"움? 마운팅을 왜 해?"
"왜 하냐니. 그건 당연한 거잖아. 우리 배의 선장은 일단 너고, 우리는 널 선장으로 하는 선원들이니까 말이야."
상디가 다리를 펴고 벽에 등을 기댔다. 아까 마리모 녀석한테 씹힌 목덜미가 아릿하게 아려왔다. 마리모의 마운팅은 늘 거칠었다. 굉장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악력으로 저를 붙잡고 목덜미를 물어왔다. 힘껏 반항해도 몸은 벽 혹은 바닥에 눌려졌고 한 손으로 제 허리를 끊어질 듯 끌어안고 하반신을 치대는 바보 마리모. 하는 짓은 하나부터 열까지 거의 100% 바보인 주제에 마운팅 할 때만큼은 비집을 틈이 거의 없었다.
"젠장…."
제가 선장으로 인정하는 루피는 제게 마운팅을 하지 않는데, 네깟 마리모가? 하는 마음에 몇 번이나 발광하며 반항을 시도했지만 거의 대부분 결과는 똑같았다. 입에 음식을 넣고 우물거리고 있는 제 선장을 바라보았다. 루피는 마운팅을 어떻게 할까? 그의 마운팅은 본 적이 없는 듯 했다.
"루피, 마운팅 한 적 있냐?"
"응. 있어."
"…?! 누구랑?"
의외로 있었다. 그래. 루피도 남자고 강한 녀석이니 마운팅을 하거나 당해본 적 있겠지. 그런데도 우리에게 마운팅을 안 하다니. 상디는 루피의 입을 주시했다.
"음- 조로?"
"조로? 너 바보 마리모녀석이랑, 아니 그 녀석 마운팅 한 적 있어?"
"응. 한 번 인가?"
"어, 언제? 왜 한거냐?"
제 목소리가 놀라서 떨리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 상디는 큼큼거리며 목을 가다듬었다. 의외로, 루피에게 마운팅당한 크루가 있을 줄이야. 예전 기억을 떠올리듯 루피가 곰곰히 생각하더니 씹던 고기를 튀기며 말했다.
"조로가 나한테 하려고 하길래 내가 깔았어."
"너… 그 힘만 센 바보를 이긴거야?"
도대체 자신의 선장은 어디까지 강한 건지. 상디는 그 악력을 이겨냈다는, 심지어 뒤집었다는 루피가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루피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에 있던 고기를 목 뒤로 넘겼다.
"한 번 깔고 나니까, 그 다음부턴 안 덤비던데?"
"역시…. 내가 깔아야 했어!"
"너네 마운팅 해?"
루피의 의문에 상디가 버럭 짜증을 냈다. 멍청이 길치 마리모 자식! 루피한텐 뒤를 내어주고 저는 괴로울 정도로 뒤를 붙들어? 어떤 의미의 배신감과 어떤 의미의 부러움, 그리고 짜증남이 울컥 뒤섞였다. 그 뒤로 루피의 단호한 말이 따라붙었다.
"우린 동료야. 마운팅은 하면 안 돼. 너네도 이제 하지 마."
"무슨 소릴 하는거야, 루피. 동료는 동료지만, 일단 우린 남자라고? 마운팅은 당연한거라고."
"에이스가 그랬어. 동료는 평등한 거니까 마운팅 하면 안 된다고."
루피가 못을 박았다. 마운팅은 안 된다고. 상디는 알겠다고 투덜거렸다. 조로녀석한테도 네가 얘기해두라며 말하자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루피. 그런 루피의 옆에서 담배나 하나 피우려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담배를 입에 물며 여전히 오늘 저녁거리를 탐하고 있는 루피를 보자 마운팅이고 뭐고 쟤한테는 정말 의미없어 보인다고 생각했다. 루피는 아마 물과 음식만 주면 어딜가도 잘 살지 않을까. 상디는 뻘한 생각을 하며 담배를 머금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드는 생각. 온 몸이 근육덩어리인 조로와 달리 온 몸이 고무인 루피가 마운팅을 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근육이 고무가 된 느낌인가? 루피가 어느정도 먹었는지 배를 두들기며 물을 찾았다. 그런 루피를 눈으로 좇으며 담배를 피자 루피가 물을 마시다말고 상디를 바라보았다.
"왜 오늘은 뭐라고 안 해?"
"…뭘?"
"저녁 아니었어? 내가 방금 먹은 거. 배고파서 먹긴 했지만."
"아아, 그렇군."
상디의 머릿속은 지금 루피의 마운팅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한번 해 보라고 할까. 어짜피 제가 자신의 선장이라고 인정하고, 자신의 올 블루를 찾고 루피의 목표가 끝날 때 까진 함께하려고 마음먹은 사람이었다. 시도때도없이 서열을 주장하는 멍청한 어디의 길치보단 루피에게 당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상디? 어디 아파?"
의자에 앉아있는 그의 이마를 짚어오는 루피. 상디는 제 이마에 닿은 루피의 손이 차갑다고 느꼈다. 아마 냉장고 음식을 훔쳐먹었기 때문이겠지? 피식 나오는 웃음을 뒤로하고 그는 루피의 손을 덥썩 잡아 제 목으로 가져갔다.
"야, 루피."
"엉?"
"나한테 마운팅, 해봐."
의식의 흐름대로 내뱉어버린 말. 상디는 제가 말해놓고도 움찔 했다. 제가 남자를 밝히는 것도 아닌데. 그러나 다시 부정할 생각은 그닥 들지 않았다. 루피라면, 한 번 쯤은 당해도 괜찮았다. 아니, 오히려 당해두는 편이 속 편하다고 할까. 그러나 루피의 표정은 굳어졌다.
"싫다니까! 동료는 마운팅 안 해!"
"그럼 서열잡는게 아니어도 괜찮으니까 해 봐."
루피, 네가 마운팅하는게 좀 보고싶어졌거든. 상디가 담배를 훅 하고 루피의 얼굴에 뿜었다. 루피가 인상을 찌푸렸다.
*
끝까지 루피는 상디를 상대로 마운팅을 하지 않았다. 아예 뒤를 내줄 각오를 하고 몇 번이고 졸랐지만 루피는 강경했다. 아니, 오히려 그가 그만큼 강경했기에 그런 식으로 각오를 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상디는 늦은 밤에 잠들지 못하고 이층에서 담배를 뻑뻑 피고 있었다. 발 아래로 프랑키의 코골이가 느껴졌다. 오늘 밤 잠은 다 잤군. 투덜거리며 몇 개비째인지 모를 담배를 하나 더 꺼내드는데 갑자기 우당탕 하는 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려퍼졌다. 깊은 밤, 다들 잠에 든 탓에 듣지 못했지만 깨어있던 상디는 들을 수 있었다. 교대로 보초를 서는 보초탑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를……다!"
"조……하지……까!"
"……라는………!"
목소리가 조금씩 들려, 상디는 무슨 일인가 싶어 오늘의 보초당번을 손에 꼽아 보았다. 분명 이 시간엔 조로가 루피랑 교대하는 시간이었지?
투닥대는 소리가 아래까지 들린 탓에 상디는 공중을 발로 빠르게 차 월보를 시전했다. 그렇게 올라간 보초탑에는 루피와 조로가 서로 뒤엉켜있었다. 깜짝 놀란 탓에 공중으로 몇 미터 낙하했지만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올라온 상디는 보초탑의 창으로 확실하게 볼 수 있었다. 조로가 루피를 깔려고 으르렁거리고 루피는 왜 또 이러냐며 이리저리 도망다니고 있었다. 이제 조로가 루피보다 실력이 웃도는 건가. 상디는 약간의 걱정과 약간의 조바심을 가지고 그 둘을 계속 내려다보았다.
"잡았…다!"
조로가 선기를 잡았다. 루피의 어깨를 짓눌러 등을 바닥에 대었다. 그 위에 올라타 목덜미를 깨물려는 순간 루피가 순간적으로 몸을 뒤집었다. 고무라서 그런지 생각하지 못한 부분으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듯 조로가 당황하는 순간 루피가 조로의 목덜미를 붙들고 보초탑 마루에 메다꽂았다. 동시에 조로의 등 위에 번개같이 올라가선 발로 조로의 두 발을 묶고, 한 손으로 조로의 팔과 몸통을 묶고 한 손으론 조로의 목덜미를 강하게 누르며 그를 내려다보았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지켜보던 3자인 상디가 어리둥절한 상황이니 조로는 오죽할까. 상디는 다시 1-2미터 정도 하강했다 다시 올라왔다.
조로의 눈에서 반항과 독기가 읽혔고, 그의 거친 숨소리와 하울링이 창 밖의 상디에게까지 느껴지는 듯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 점심 후에 조로에게 마운팅을 막 당한 참이었으니까. 루피가 대신 조로를 깔아주자 대리만족에 뼛속까지 시원한 느낌이었다.
'꼴 좋다, 바보 검사녀석.'
잠깐 눈을 돌린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로 눈에서 반항이 더 이상 읽히지 않았다. 순종적인, 포기한 듯한 지침이 읽혔다.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상디가 이리저리 둘을 살피는데 루피가 몸을 일으켰다.
"상디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왜 자꾸 마운팅을 해. 우린 동료니까 마운팅은 하면 안 돼. 에이스도, 할아버지도, 사보도 그랬단 말이야."
"흥. 그 꼬부랑눈썹은 내 한참 밑이니까 해도 괜찮아."
'저 씹어먹을 자식이!!'
상디는 이를 득득 갈았다. 내가 악력보단 기술쪽을 치중해서 그렇지 악력 단련해봐라. 널 아주 다진고기로 만들어 마운팅해버릴테다. 분노에 찬 상디가 온 몸에 불을 활활 불태우고 있을 때, 루피의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로, 너 한번 더 다른 애들한테 마운팅 하면 전원 마운팅으로 서열 잡을 거야."
"칫-"
끝까지 긍정의 대답을 하지 않는 조로를 두곤 내려간다~를 쾌활하게 외친 루피는 한달음에 남자 방까지 쏘아져갔다. 옷을 털며 보초탑에서 몸을 풀려는 조로를 보곤 상디 또한 도로 이층으로 내려갔다.
'전원 마운팅 이라…….'
상디는 자꾸 맴도는 루피의 목소리 때문에 그날 밤을 꼬박 새듯이 했다.
*
"야, 마리모."
"뭐냐 에로쿡."
"그… 있잖냐, 어제 밤에… 루피 마운팅하려고 했냐?"
너 어떻게 암? 이라는 표정을 미묘하게 지으며 덤벨을 들었다놓는 조로를 향해 상디가 볼을 붉히며 말했다. 루피한테 마운팅 당한 거 너 뿐이라며? 이 배에. 어, 그녀석 안하려고 하니까. 짤막한 대화가 오갔다. 상디가 말하기 힘든지 담배를 한 개비 꺼내서 흡 하고 빨아들였다. 담배연기와 나오는 말은 항상 그렇듯 조금 부드러웠다.
"루피… 마운팅 어떻게 하냐?"
"왜. 당해보고 싶냐? 또 해줘?"
"꺼져. 네놈한텐 당하고 싶지 않아."
짜증을 틱틱 대는 상디를 향해 피식 웃은 조로가 말을 이었다. 루피, 마운팅 한 적 없어. 상디가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조로는 묵묵히 덤벨을 들어올렸다가 내렸다가 반복했다. 잠깐의 침묵이 이어지고, 상디가 조금 떨리는 듯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그럼 너, 마운팅 당한 게…?"
"아냐. 정확하겐 녀석이 날 저지한거지. 내게 마운팅을 시도하려고 한 적도 없었다."
"……헐."
"…그게 말이야, 의외로 자존심 상해서."
조로가 무심한 표정으로 덤덤히 말했다. 미호크에게 검술을 사사받으며 몇 번인가 마운팅을 당한 적이 있었다. 그 때마다 미호크는 네가 내 가르침을 받는다는 걸 확실하게 인식시키기 위해서라고 말했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나자 루피가 저를 마운팅하지 않는 것이 저를 제 동료로 확실하게 인식시킬 생각이 없다는 걸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상디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로와는 조금 다르지만, 그 또한 비슷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두 사람의 귀에 루피의 목소리가 시끄럽게 울려퍼졌다.
"우왓!! 엄청나!!! 프랑키!!"
"우오오오!!! 남자의 로망이다!!"
"그렇지? 캬하하하!!"
상디가 담배의 마지막 한 모금을 빨아들이곤 바닥에 지졌다. 그리곤 넌지시 조로에게 물었다. 넌, 루피가 마운팅 할 거라고 생각하냐?
아니.
조로의 대답은 짧았다. 상디는 담배를 한 개비 더 꺼내려다 텅 빈 담뱃곽을 큰 손으로 구겨버렸다. 휴우. 바보 마리모 네가 한 번만 더 덤벼라. 그럼 마운팅 한대잖아. 그 말을 차마 입으로 꺼내지 못한 상디는 불을 잃은 담배꽁초를 들고 걸음을 옮겼다. 이시대에 드문, 마운팅 없는 해적단이 우리라니. 나 참. 아쉬운 듯한 한숨이 두 사람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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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오 드디어 몇 개월만의 연성인가..ㅠㅠ 루산 루조로 조산 느낌이려나? 마운팅이라는 게 어짜피 커플적인 것도 아니고 하니 굳이 커플링은 없다고 보지만...
2/22 일본 고양이의 날이라면서요?! 고양이 훈육법에 마운팅이 있길래 훅 와서 써봄 ㅎㅅㅎ